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화제가 되는 문제에 대해 글을 짧지만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기사가 났고, 우리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I. 의미: What is '#BlackLivesMatter'?
#Black Lives Matter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흑인의 생명(삶)도 소중합니다' 로, 사건의 발단인 조지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에서 시작된 인권 관련 사회적 움직임입니다.
II. 조지 플로이드 사건: 잔혹하고 황당한 죽음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는 5월 25일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습니다. 해당 직원은 조지 플로이드가 낸 20불짜리 지폐가 위조지폐라 생각해 조지 플로이드의 차로 쫓아가 따집니다. 그러나 다른 20불로 교환받지 못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죠. 그는 경찰에 위조지폐를 받았으며, 준 사람이 많이 취한 상태로 상점 맞은편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 있다고 진술합니다. 경찰들은 출동을 해서 그를 차에서 끌어내리고 인도 위에 앉혀 수갑을 채웁니다. 이후 여러 가지 질문을 묻고 적더니 자신들의 경찰차에 그를 태우려고 끌고 갑니다. 여기까지는 소리가 없는 CCTV 영상으로 녹화가 되어있습니다. (CCTV 영상 링크: youtu.be/VDd5 GlrgvsE)
끌려가면서 플로이드는 차에 타기를 거부하며 도로에 한 번 쓰러집니다. 이때 경찰들은 조지 플로이드가 medical distress가 있다며 구급차를 미리 불러놓죠. Medical distress는 무섭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놓인 사람이 공격적인 행동, 도망가는 행동 등을 보이며, 그 스트레스에 대처를 못하고 표출할 때를 가리킵니다. 아무래도 체포 과정 중에 누군가 다치거나 흥분한 조지 플로이드를 안정시키려고 부른 것일 수도 있겠죠.
그리고 그 이후에 찍힌 장면은 바로 경찰관 4명이 그를 차도 위에서 누르고 압박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모두가 분노하는 부분은 조지 플로이드가 계속 'I can't breath (나 숨 막혀)'라고 16번 이상을 계속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있던 시민들이 화를 내며 저 사람 죽을 것 같다고 소리 지르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목을 압박합니다. 이후 찍힌 장면들(시민들이 분노하며 자신의 폰으로 찍은 동영상들)에서는 맨 앞에 목을 조르는 경찰관 Derek Chauvin밖에 보이지 않지만 시민들이 소리를 지르든 말든, 조지 플로이드가 더 이상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든 말든 (누가 봐도 숨짐) 끝까지 목을 조릅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 후 구급대원 중 한 명이 나오라고 하니까 그제야 자기 무릎을 듭니다. 그렇게 정확히 8분 46초만에 한 시민을 살해한 거죠. 아무런 증거도 없이요. (관련 뉴욕타임스 기사 영상: youtu.be/vksEJR9 EPQ8)
사실 동영상 자체가 굉장히 잔혹하기에 실제 영상은 올리지는 않지만 저는 처음에 기사로 가공된 영상 말고 날 것을 보았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숨 못 쉬겠다고 소리를 계속 지르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용해져서 아무 반응도 없어지는데.... 또 시민들이 그전부터 진짜 사람 죽겠다고 소리 지르고, 무반응되니까 맥박 체크하라고 욕이랑 섞어서 경찰관한테 소리치는데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경찰관들이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이 사건들이 알려지면서 편의점 앞에는 애도의 물결이 넘쳐나고, 이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게 됩니다. #Blackout Tuesday라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주로 인스타그램) 평화 캠페인이 대표적이죠. 사건이 일어난 미에나폴리스에는 경찰서에 사람들은 돌을 던져 유리도 깨고, 불도 저지르고, 여러 폭력적인 사태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또 대형 마트들도 몇 곳이 털렸다는 뉴스도 나오게 되죠. 그러자 여기에 대통령 트럼프가 트윗을 날립니다.
III. 시위의 격화: 인종 차별을 암시하는 트럼프의 트윗과 백인 경찰관에 양형 판결
위는 트럼프의 트윗이었는데요, 간단히 해석을 해보자면 '양아치들이 조지 플루이드의 죽음을 더럽히고 있어. 그리고 나는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 중략...)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린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약탈이 시작된다면 총을 쏠 거야'라는 트윗을 합니다. 여기서 THUGS는 공식적으로는 인종차별의 뜻이 없고, 양아치/갱 같은 느낌으로 많이 쓰지만 대체로 이 말을 들으면 흑인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 (약탈이 시작되면 총을 쏜다)'입니다. 이 말은 1960년대 때 인종 차별로 제일 악명이 높았던 남부의 경찰관 Walter Headley가 한 말이었죠.
이 일로 트위터는 해당 트럼프 트윗을 내렸고, 트럼프는 트위터에 왜 자체 검열을 하냐며 표현의 자유를 없애는 트위터를 욕합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를 제재하겠다고 또 엄청 많은 트윗을 날리고 기사를 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시민들이 화난 이유에 공감하기는커녕, 누가 봐도 인종차별로 죽은 조지 플루이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트윗한 트럼프에 분노를 느끼죠. 그래서 확산된 시위는 더욱더 확산됩니다.
그 이후에 조지 플루이드 사건에 연루된 네 경찰관들의 결과가 나오는데요, 다들 가벼운 형량만을 받아 시위는 다시 점화됩니다. 이후 6월 3일 재판에서는 좀 더 형량을 올려서 목을 눌렀던 Chauvin 전 경관에게 2급 살인죄(second-degree murder)를, 나머지 세 경찰관들은 2급 살인(second-degree murder)을 도운 죄를 선고했다고 합니다.
IV. 시사점
사실 저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에 대해 선망이 컸습니다. 한국에서 다인종/다문화를 일상에서 접하기 쉽지 않았던 터라, 용광로 이론(문화다원주의)이라던지 샐러드 이론을 공부하며 약간의 환상을 키웠죠. 그러나 제가 경험한 미국은 백인우월주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인종차별을 많이 겪을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또 인종 간의 교류도 많이 없었고 여러 인종이 섞여있는 친구 그룹도 찾기 어려웠죠. 물론 제가 있는 지역 특성상 더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적으로 안 친하더라도, 조금 더 편한 사람들끼리 비슷한 사람들끼리 끼리끼리 는 사이언스죠. 그러나 미국에 살면서 다양성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엄청난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팀플이나 일에 있어 다른 인종들을 만나면 문화적으로 시야가 넓어질 뿐 아니라 배경이 확연히 다르므로, '정답이 있다'라고 생각해서 찾아가기보다는 정답이 없고 다양한 것들을 탐구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죠. 크게 보면 다양한 나라들에 진출해 사업하기도 유리하고, 다양성이 있으므로 많은 관광객 유치도 쉽고, 비즈니스 모델도 더욱 풍성해집니다.
이렇게 모든 국민들이 하나하나 가치를 더하고 창출하는데, 모두가 똑같은 미국 시민임에도 자국의 대통령과 공권력(사법부와 행정부, 경찰은 행정부)이 선을 그어버리면 그 실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 시민도 아닌데 같이 분노하고 같이 슬펐던 것 같습니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도 앞으로 노령화되고 있는 경제를 계속 성장시키려면 (1) 통일을 하거나 (2) 유럽/미국처럼 다른 해외 이주민들을 받아야 할 텐데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가 생겼습니다. 유럽 역시 이슬람 사람들과 잦은 마찰이 있고, 미국도 이주민들은 물론 흑인 내부와의 문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죠. 우리나라는 새터민 혹은 다문화 가정에 대해 어려움과 차별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있지만, 아직은 수가 적기에 사회적으로 대두되거나 파급력 있는 사건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수가 점점 더 늘어났을 때, 기존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을지, 또 다양성의 장점을 잘 누리면서 모두가 사회에 소속감을 잘 느끼게끔 제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모두가 고민해보고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는 우리부터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 좀 더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6월 동안 제가 제일 많이 생각한 문제에 대해 끄적여본 건데 여러분들의 생각도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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